권오상 개인전 the void_state of exception

권오상
2019 09/18 – 09/23
2 전시장 (2F)

권오상 GWON, OHSANG

 

숭실대학교 대학원 미디어학과 미디어 아트 전공 박사 졸업

M.F.A. Animation & Visual Effects

Academy of Art University (San Francisco, U.S.A)

청주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개인전 12회 단체전 다수

 

 

the void_state of exception

 

homo sacer

 

…호모 사케르란 사람들이 범죄자로 판정한 자를 말한다. 그를 희생물로 바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그를 죽이더라도 살인죄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사실 최초의 호민관법은 “만약 누군가 평민 의결을 통해 신성한 자로 공표된 사람을 죽여도 이는 살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이로부터 나쁘거나 불량한 자를 신성한 자라 부르는 풍습이 유래한다.

-조르조 아감벤, 호모 사케르

 

죽여도 죄가 되지 않으며 죽어도 신성한 희생양이 될 수 없는 희생자들은 이중으로 배제된 존재인 호모 사케르homo sacer다. 사케르는 ‘신성한’과 ‘저주 받은’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다. 희생 불가능한 상태로 희생되고, 추방되면서도 완벽히 추방되지 못하는 이들은 배우와 외부의 구별이 불가능한 지대에 놓인다. 호모 사케르는 신적 질서와 세속적 질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배제를 통해 두 질서 모두에 포함되는 모순적 경계인이다. 즉 종교적 영역과 법적인 영역 둘 다에 포함되어 있는 동시에 이 둘 다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그러므로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1942~ )이 말하는 호모 사케르라는 형상은 주권자와 유사한 구조적 지위를 공유한다. 둘 다 이중적 배제의 부분이자, ‘희생제의와 살인죄 사이의 미구별의 지대’이기 때문이다. 주권자와 호모 사케르가 법의 안인 동시에 바깥이라는 유사한 구조적 장소를 공유하는 과정을 포착하기 위해, 아감벤은 추방/내던져짐 관념을 도입한다.

아감벤은 장 뤽 낭시(Jean-Luc Nancy, 1940~ )의 저작에서 찾아낸 개념으로, 주권적 예외화가 ‘호모 사케르’를 바깥에서 취하는 것이라면 호모 사케르는 주권자와 마찬가지로 법에 의해 법의 바깥에서 취해진다. 법에서 배제된다는 것이 법의 이른바 ‘바깥’이나 너머에 있다는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법에 의해 거부당했을 때만큼 우리가 법의 ‘안’에 있는 일도 없다. 그러므로 내던져짐은 안과 바깥 상이의 문턱 위에 놓여진 상태이다. 그래서 아감벤은 추방을 “스스로를 무효화되면서 또 더 이상 어디에도 제공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유지하는 법의 이러한 잠재성”이라고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