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임 개인전 자연을 닮다

신동임
2021 04/21 – 05/03
2 전시장 (2F)

작가노트

신동임

 

 

이슬 맺힌 풀들,

꽃향기 나는 바람,

씩씩하게 쑥쑥 커나가는 나무줄기들,

수줍은 듯 고귀한 자태로 설레게 하는 꽃잎들.

대견하게도 온 산을 연두, 초록, 노랑, 빨강으로 물들이는 나뭇잎들,

그리고 듬직하게 버티고 있는 무던한 바위들,

종종 여행을 다니듯 뒹굴며 정적을 깨는 작은 돌멩이들,

 

언제 가도 늘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산속에 가족들.

카페에서 한 시간만 이야기를 나눠도 하품이 나오는 나인데,

10시간을 걸어도 신나게 하는 것들!

그것들이 있어서 산이 좋다.

 

그림을 그리며 자연을 흉내 내는 일은,

정말 겁 없이 무모하고 건방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감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려 낼 수 있을까?

엄두도 나지 않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그냥 자연을 느끼고, 구경하고, 향기 맡고 즐기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벌이 꽃에서 꿀을 만들어 내듯,

나도 나를 통해서 무언가를 그려내면 새로운 자연이 보이겠지!

그렇게 바위는 눈이 생기고, 입이 생기고 의인화 되어

나의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재밌어하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는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