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국 개인전 Rendered Abstract
허남국
2026 06/24 – 06/29
3 전시장 (3F)
작가노트
평면적 화면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통해 정적인 이미지로부터 역동성을 가지게 하는 생동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집중하였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픽셀들에 대한 알고리즘적 변주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며 그에 따라 이미지의 원형은 사라지거나 약화된다. 원형의 재현성은 상실되고 생성된 이미지의 추상성 속에 흐릿한 흔적으로만 남는다.
대상을 지시하는 구상적 이미지를 재료 삼아 대상에 대한 자동화된 해석을 경계하며 픽셀들의 중첩과 관계에 기반한 생성적 이미지를 창조하는 다양한 이미지 실험을 통해 추상화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알고리즘의 캔버스: 우연과 필연이 만드는 무한의 추상
본 전시는 인간의 직관적 영감과 컴퓨터 알고리즘의 수학적 필연성이 결합한 ‘절차적 생성(Procedural Content Generation, PCG)’ 기반의 추상 예술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현재 절차적 생성 방식의 작업 과정은 콘텐츠 생산의 주요 패러다임이다. 절차적 콘텐츠 생성(PCG)은 사람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 알고리즘과 수학적 규칙을 통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입니다. 초기에는 개발 인력과 컴퓨터 용량을 아끼기 위한 공학적 수단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게임, 미디어 아트,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고정된 결과물을 상상하거나 재현하는 대신, 데이터의 규칙과 변수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전시된 작품들은 완성된 하나의 고정점이 아니라, 순간마다 스스로 형태를 바꾸고 확장하는 가상의 유기체와 같다. 연결된 변수 입력값들의 변화에 따른 무한한 변주가 가능하다. 이미지 속에 표현된 추상적 기하학 구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채의 그라데이션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미학’을 담고 있다. 규칙적인 반복 속에서 발생하는 무작위의 균열은 디지털 세계가 지닌 차가운 논리를 깨뜨리며, 추상적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예술적 도구를 넘어, 창작의 주체적인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시도이다. 컴퓨터가 계산해 낸 무한한 스펙트럼의 시각 언어는 관객 저마다의 감각과 기억을 자극하여 고유한 해석을 유도하고자 하며 정답이 없는 이 디지털 추상 공간 속에서 복잡한 규칙이 만들어내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질서와 혼돈의 경계에서 탄생한 이 가상의 캔버스는 우리에게 예술의 본질과 창조성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