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회초 개인전 사물로 사물을 관조하다

장회초
2022 12/28 – 01/02
2 전시장 (2F)

因枝振葉: 가지를 따라 잎을 다듬다

장회초 작품전 서문

 

陸機의 『文賦』에 보면 “가지에 따라 잎을 다듬거나 물결을 따라 근원을 찾는다. (或因枝以振葉, 或沿波而討源)”는 구절이 등장한다.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물결을 따라 근원을 찾는 것은 전통을 쫓는다는 의미지만 가지에 따라 잎을 다듬는다는 것은 전통에 혁신을 꾀한다는 뜻이다. 둘이 비슷한 표현 같으면서도 방향성이 다르다. 이렇게 보면 장회초(張薈超)의 회화가 탐색해온 수묵의 길은 가지에 따라 잎을 다듬는 격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장회초의 회화는 전통에 기초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浙派 산수 ‘筆義’정신의 문맥을 따르니 이것이 바로 因枝에 해당한다. 회화언어에 있어서는 위로는 元明 필묵의 정통을 이어 용필의 힘과 구조에 주력하고, 정신적으로는 意境 조성을 중시하여 거시적이면서도 세밀한 정경을 놓치지 않는다. 형식면에서는 사사한 바에 충실하여 절파를 계승한 전통의 맛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큰 규모의 開合 구성 방식에도 각별한 노력을 쏟는 그녀의 회화는 풍부하면서도 경쾌하고 기운생동하다.

 

또 장회초는 잎을 다듬는 振葉와 같은 방식으로 결코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을 모색해왔다. 첫째는 새로운 색채언어를 연구한 점이다. 그녀는 岩彩라는 방식으로 중국산수화의 관성적이고 형식화된 색채를 탈피하고 새로운 수려한 색채를 찾으면서도 정신적 문맥에서 오는 힘을 잃지 않는다. 둘째, 현대적인 주제와 내용을 다루면서 자신의 체험(사생을 통한 표현)으로 사유와 관념을 나타내어 화면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운다.

뿐만 아니라 장회초 회화에는 한 가지 아주 특별한 상징적 부호를 담고 있는데,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들이 내면의 영성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의식하듯이 의도적으로 추상화된 형태를 띤다. 이는 여성예술가가 지닌 하나의 자연스러운 의식 형태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인간의 따뜻한 온정이 결여된 자연은 진정한 자연일 수 없으며 인간의 온정이 없는 세상은 결코 이상적일 수 없다는 그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따라서 그녀가 그린 인물이나 동물은 회화에 개입하는 존재이면서도 ‘시의에 맞지 않는’(Giorgio Agamben) 면이 있다. 즉 자신이 처한 상황에 참여하고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또 거리를 두고서 관조하는 시각을 담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또 하나의 因枝振葉의 실례로 자아 의식을 발견하고 계발하면서 얻은 玄機가 회화에 힘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끝으로 장회초는 여전히 탐색의 여정을 지속하고 있다. 그녀에게 화풍이란 그저 여정 중에 만난 풍경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면의 因枝振葉에서 우러나오는 예술성이야말로 그녀가 개척하려는 새로운 길일 것이다. 그녀가 우리에게 또 얼마나 많은 생동한 표현과 가능성을 보여줄지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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因枝振叶

——张荟超作品展序言

 

陆机《文赋》中有云:“或因枝以振叶,或沿波而讨源”。现在细细想来,“沿波讨源”是追随传统,而“因枝振叶”却是从传统中拓展出来的意思,两者互为表里,却是两个方向。从这个角度看张荟超的绘画,就能发现她所探索的水墨路径来自“因枝振叶”。

 

首先,张荟超的绘画源自传统,特别是浙派山水的“笔意”精神的文脉,这是“因枝”的部分。在语言上承袭元明笔墨正宗,强调用笔的力道与结构;在精神上注重“意境”的营造,从宏观出发,但落实到微观情景;在形式上师承有序,明显有浙派新传统的意味,当然,她也特别注意大开大合的构成方式,因此她的画显得丰润轻盈、气韵生动。

 

其次,张荟超并不拘泥于传统,其“振叶”的方式主要表现在两个方面的探索。一是在色彩语言上的探索,她试图以岩彩的方式破除中国山水画的色彩惯性与程式,努力寻找一条绚丽的语言道路,而仍能体现或保持精神文脉的延续力量。二是在题材上注重把握当代性主题和内容,并通过自身的体悟(写生式的表述)来呈现一定的思考与观念,使得画面情景充满“幻象”的意味。

 

再者,张荟超绘画中有一个特殊的象征符号:微观的人或者动物,似乎有一种内在的灵性与外在的处世原则使她刻意地置入这种抽象化的人或动物。一方面,这是女性艺术家潜在的自然的一种存在意识;另一方面,她认同一种人性的世界观,或者她在告诉我们,没有人性温暖的自然不是真正的自然,没有人性温暖的世界不是理想的世界。所以,她的人或动物的符号,在绘画中既是介入性的,又是“不合时宜”(阿甘本)的。也就是说,她对自我存在的处境,既是参与性的、与现实不分彼此的,又是有距离的、充满审视目光的。无疑,这正是另一种“因枝振叶”的方式,从自我意识的守成与延拓中发现玄机,绘画的张力也就显现出来了。

 

最后,张荟超仍在探索的途中,对于她,风格也许是沿途的风景,而内在的“因枝振叶”的艺术生成逻辑,才是她不断开拓创新的常态路径,我们期待着她给我们带来更多更生动的表述与可能性。

 

孙磊教授

2022年11月2日

 

孫磊教授

2022년11월2일

장회초 (ZHANGHUICHAO)

운남사범대학 미술 예술 석사

단국대학교 조형예술학과동양화 박사 재학

 

2017 <공산추우>원효잠 예술원 소장.

2018운난 청년 미술 작품전등 5회 수상.

2018 <산수 소품>운남사범대학 소장.

2019제7회 장시 예술 작품전 등2회 수상.

2020중국 계화 (界畫) 수료 작품전. 

2021제6회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동문전 “무법이법”  참가.

2022아시아프 (ASYAAF)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