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혜 개인전 우리산 우리물

한경혜
2024 03/27 – 04/01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우리산 우리물] 한경혜 -작가노트

대화의 대상을 자연에서 찾는다.
자연은 군더더기 없이 내 마음을 정화해준다.
정화는 번뇌와 망상을 없게 하여 좀 더 진실적인 것에 다가가게 한다.
의미있는 삶이란 바른 마음으로 진실을 추구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의지도 필요하다.

내면의 갈증에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었다. 산소가 가득한 물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설악산으로 향했다.
설악산은 수려하고 화려한 산세와 변화무쌍한 날씨가 한몫하여 도착지까지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집으로 돌아와야 안도의 한숨으로 순간의 생명이 지탱되는 것 같다.

우리들의 삶에는 쉼터가 있다.
스스로 휴식이 필요할 때나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때 찾는 장소는 사람마다 취미나 개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공통적으로 접근이 쉽고 부담스럽지 않게 힐링할 수 있는 장소가 산과 물이다.
나는 예전에는 물을 주로 그렸지만, 최근에 시선을 산으로 돌렸다.
이제는 “우리 산, 우리 물”이라는 테마로 우리나라의 산천의 아름다움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실경을 그림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근작의 소재는 설악산과 운주사의 석불이다.
설악산의 대표적인 작품은 희운각과 천불동계곡의 오련폭포이다. 대청봉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다 보면 웅장한 산세가 펼쳐진 가운데 2023년 10월에 오픈한 아주 자그마한 희운각이 보이는데 눈 내리기 전, 눈이 시리도록 청아한 늦가을의 정경을 수묵담채와 부감법으로 표현했다.

나에게 다가온 운주사의 각기 다른 석불들은
한없이 끝없는 고달픈 민초들의 삶,
카르마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삶,
그 속에서 민초들의 염원은 평등과 평화였다.
각기 다른 형상들이 말하는 부처의 모습은 평범한 인간세계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즉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돌이 이룬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과 정취를 잔잔하게 길어 올리고 있는 작가의 근작은 설악산 대청봉이나 천불동계곡 등의 장엄한 산세를 원경에서 포착해 들어가는 수묵담채화와 화순 운주사의 석불을 근경에서 조밀하게 묘사한 수묵화로 이루어졌다. 이 땅의 구체적인 자연풍경과 문화유산을 답사하고 섬세하게 관찰해 이를 정성껏 재현하고 있는데 그 특정 대상에서 연유하는 한국 특유의 자연미와 한국적인 조형미가 궁극적으로 이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설악산이나 운주사 석불은 모두 돌(石)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 사이에 나무와 물이 자리하고 있다. 지구의 생성과 변화 과정, 아득한 시간이 만든 자취가 산이라면 운주사 석불은 그 자연물 위에 인간의 간절한 염원과 희구가 얹혀져 이룬 형상이다. 설악산의 바위나 계곡, 그리고 그 밑으로 흐르는 물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계절마다 다양한 형상과 색채로 변화를 이루면서 각각의 아름다움을 변함없이 안겨 준다. 운주사 석불의 그 어눌한 형상은 마치 자연처럼 편안하고 소박하게 아름답다. 그것들은 다시 돌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은 자연인데 그중 나무와 돌이 으뜸이다. 나는 오래 살아남아 여전히 내 앞에 자리한 나무와 돌의 표면을, 그 아름다움을 가장 사랑한다. 그 표면, 피부는 인간의 삶과 시간으로는 차마 형언하기 어려운 놀라운 경지의 것들로 문질러져 있다.

이 작가 역시 한국 자연만의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미적 취향과 감수성을 그림 안으로 호출하고자 한다. 그렇게 해서 설악산과 운주사 석불이 소재가 되었고 이를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와 방법론을 빌어 극진하게 기술(記述)하듯 그려낸다. 정성껏 그려낸 그림은 자잘한 선과 점들의 밀집 아래 암산의 기세와 위용, 한국 산야의 매혹을 힘껏 발설한다. 조감의 시선과 원경으로 포착하는 탓에 깊은 공간감을 이루는 그림은 상대적으로 지상에 납작하게 엎드린 작은 희운각과 대조를 이루면서 더욱 웅장한 산의 모습을 사뭇 숭고하게 만든다. 희박하고 맑게 구사된 색채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의 어느 정취를 은밀하게 풍겨주는데 이때의 색채감이 한국 자연이 발산하는 가장 고유한 색채라고 생각된다. 어딘지 스산하고 서러운 듯한 색채 내지는 완전히 발효되고 가라앉는, 곰삭은 색채가 그런 색이 아닐까 한다.

운주사의 석불을 그린 그림은 수묵 사생으로 간결하게 먹선과 미점 만으로 그려냈다. 정형화된 미적 기준이나 관습적인 어법에서 이탈된 이 운주사 석불이 보여주는 미감은 그야말로 민화나 옹기 등에서 만나는 민예적인 맛의 극치다. 지방 문화와 토착미의 자생성 아래 밀고 나온 민불들의 생김새는 본래 주어진 돌이 지닌 표정에 하염없이 순응해 만든 자취이자 그 자연 자체의 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인위성이 발휘된 어느 자리다. 작가는 설악산과 운주사에서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과 한국미의 자연주의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만났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감동을 소박하지만 더없이 진지하게 사생하고 묘사하고 있다.


한경혜 (Han, Kyoung-Hye)

200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석사논문 : [水波表現硏究]

2009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박사논문 : [東洋繪畵에 나타난 물 表情硏究- 本人 作品 中心으로]

개인전

2024 한경혜 제12회 개인전: 우리 산, 우리 물 (갤러리 인사아트)

2020 한경혜 제11회 초대전: 물속 정원 (한국경제신문 한경갤러리)

2018 한경혜 제10회 개인전: 물 만난 세계 (운현궁 기획전시실)

2018 한경혜 제 9회 개인전: 물은 생명이다 (인사아트스페이스)

2015 한경혜 제 8회 개인전: 물이 품은 자연 (운현궁 기획전시실)

2015 한경혜 제 7회 개인전: 물속에 담긴 우주자연 (가나아트스페이스)

2013 한경혜 제 6회 개인전: 물속의 돌, 돌속의 자연 (가나아트스페이스)

2010 한경혜 제 5회 개인전: 물 속 돌을 그리다 (갤러리 이즈)

2008 한경혜 제 4회 개인전: 물이 보여주는 바람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08 한경혜 제 3회 개인전: 물속에서 나를 보다 (공갤러리)

2007 한경혜 제 2회 개인전: 물속에서 물을 보다 (공갤러리)

2005 한경혜 제 1회 개인전 :나는 나를 사랑한다 [테마: 禪畵展] (공갤러리)

2002 한경혜 물항아리전 (통인화랑)

주요 기획전 및 그룹전

2022 현대미술 한 일전 (Gallery Kubota Japan)

2020 REPORT about “韓日展 in KOREA 2020” (갤러리 야에스,ToKyo)

2020 현대미술 한 일전 (H갤러리 서울, 광주시립미술관,갓바위미술관)

2020 Art Capital – Salon des Artistes Français (Grand Palais Paris France)

2020 워싱턴 한국문화원 첫 번째 작가공모 당선전: The Moment-Nature,Life,recreation :(워싱턴DC한국문화원, USA)

2019 Art Capital – Salon des Artistes Français (Grand Palais Paris France)

2018 현대미술 한 일전 (Gallery Kubota Japan)

국내외 아트페어 및 기획초대전, 그룹전 다수 참여.

* 2014 LA Art Show (LA Convention Center, U.S.A.)

2013 A&C New ArtFair 6th Seoul ( SETEC, KOREA )

2009 Asian Art Top Show- 2009 Art Fair (China Trade Center, China)

*작품 소장처 *

외교통상부(이태리 밀라노 총 영사관) 소장.

이라크 아르빌주청사(KRG), 아르빌 하울러 공항청사 등

창원지방법원, 부산지방법원 및 개인소장

*교육경력*

(2010~ 2012)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강사

現: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협회원, 홍익서화 회원

 email: korea-arti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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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gram :www.instagram.com/artist_kyounghye

blog : blog.naver.com/i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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