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린 회화전 자연과 함께

이채린
2018 12/19 – 12/24
본 전시장 (1F) 특별 전시장 (B1)

자연과 함께 작가 노트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자연과 함께 생성하고 소멸한다. 소멸 후에는
재가 되어 일부 영혼은 대기 중에 날아다니고 나머지는 땅속에 묻혀 한 줌의 흙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구름은 비를 만들어 이들 영혼들을 씻어 내리며 폭포나 계곡을 통해 종착지 바다로 흘러 모이게 된다.

자연은 불변원칙 하에 순응하며 여러개의 작은 톱니바퀴가 모여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아가듯 반복적 순환을 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계절이 바뀌고 만물이 소생하여 꽃이 피고 열매와 씨앗을 맺는다. 그렇게 함으로서 세대교체를 이루며 태고적부터 지금껏 존속보존하여 현 상태를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어둠을 밝히는 엄청난 파워를 갖은 불멸의 빛과 만물을 성장케하는 막대한 능력의 소유자, 물 그리고 공기라는 3대 핵심 근본요소의 원동력이 뒷받침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전시 작품 ‘자연과 함께’는 자연 속에서 작업 할 대상물들을 접했을 때
그 느낌과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서, 내면의 세계에서 재조명하여 만든 작품들이다. 그 작품들을 크게 3가지 1)태고의 숨결 2)연 이야기 3)자연의
하모니로 분류했다.

1) 태고의 숨결 (페인팅, 챠콜 페인트/혼합재료)
커다란 바위 사이로 영혼과 함께 흘러내리는 폭포와 태고적부터 헤아릴수 없이 스쳐갔을 수 많은 생명체의 영혼들을 잠재워 감싸주고 있는 듯한 불멸의 바위섬, 그리고 그 주변을 침묵으로 에워 싸고 있는 바다 물을 보며, 태고적 과거와 현재가 공존함이 한 눈에 들어 왔다. 그것을 보면서 태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고 이들과 함께 자연의 근본 요소인 빛과 물을 포함시켜 이번 주제로 작업에 임하게 되었다.

이들의 내면적 영혼의 세계를 다루기위해 주 재료를 챠콜 페인트로 선택했는데 이는 챠콜이란 나무를 태워 생산되기 때문에 그 재료 자체가 자연과영혼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으며, 주제와도 일맥상통하여 소통을 원활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챠콜 파우더의 굵기를 몇 단계로 조정하여
마티엘의 효과를 높혔다.

빛을 발산하여 어둠을 밝히는 물체(해와 달)가 한 화면에 다수 등장하는데 이는 바위섬이 오랜 세월 경과했음을 상징하며, 또한 빛의 파워적 위대함을 동시에 강조 하는 함축성 의미를 갖고 있다. 화면 안에서 구름은 판화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으며, 구름이 흘러가듯 옛 문양과 문자를 함께 넣어 다양한 의미를 주었다.

바위섬 주변의 챠콜 페인팅의 배경은 영혼의 공간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캍라의 단순화를 시도하여 집약적이고 간결함을 추구했으며, 한편 챠콜 페인팅의 강력하고 굵게 드러난 선들을 통하여 영혼과 자연과의 노출된 대화를 시도했다. 폭포작품 속에서 챠콜 페인팅의 왼쪽 좁다란 세로
면은 땅속에 묻힌 영혼의 공간을 대신한다. 또한 Red 사각공간안의 상형문자 근본 ‘본’ 은 물의 역량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림이란 시각적 언어이므로 동서양화의 고정관념에 억메이지 않고 경계를 넘어선 내면적 독창적 visual soul의 회화세계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2) 연 이야기 (드로잉, 챠콜/콘테, 290소품 1세트)
연은 점과 선 그리고 면이 고루 갖추어진 시각적 예술성이 돋보이는 식물 중 하나이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생명력과 외유내강의 특성을 소유하고 있으며. 성장 번식률과 정화능력도 탁월하다. 이번 드로잉작업에선 이들 연들의 세계에 들어가 그들이 여러 환경 속에서 시시각각 비바람 등을 극복하며 지탱하는 모습을 담았다. 재료는 챠콜과 콘테를 사용했는데 주로 흑백 작품이며, 작품 속에서 챠콜이 번져 흘러내리거나 예리한 선이 자주 표출 되었는데 이 역시 영혼과의 대화 소통을 의미한다.

3) 자연의 하모니 (칼라 드로잉, 챠콜/콘테, 300소품 1세트)
자연 속에서 한 마리 새가되어 여러 곳을 날아 다니며 내면의 세계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었던 것을 느낌의 칼라로 전환하여 만든 작품들로서 그 속에서 날아다니는 가느다란 선들은 영혼과 자연의 교감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