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 One 전

현영주 외 10명
2019 08/28 – 09/02
3 전시장 (3F)

One & One

최정미.(경희대 겸임교수. 아주대평교 회화반 전임강사)

 

  • 칸딘스키는 예술의 정신적 골자를 회화에서 찾았다. 회화요소 중에서도 특히 ‘색채’를 통해 이를 설명하고자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예술의 궁극적인 가치, 즉 정신적인 것을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회화적 요소는 색채였다. 그런 색채로 표현해낸 예술은 매일 매일 우리 삶의 일상에 대해 우리에게 발언함으로써 현대적인 것이 되었다. One & One展은 2008년 ‘여기를 주목해주세요!(Votre attention S.V.P!)_아트갤러리 현_용인을 시작으로 1년에 한 번 또는 2년에 한 번 진행되어오고 있는 아주대학교 평생교육원 회화반의 기획전시이다. 1~2년간 기초과정인 수채화, 데생, 드로잉, 유화 작업을 거친 수강생들은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일주일에 2~3시간씩, 많게는 4점, 적게는 2점의 작품이지만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하듯 서서히 작품을 완성해나간다. 나는 그들만이 가진 예술적 감수성이 그 어떤 그림보다 보기 좋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주대평생교육원 강의시간에 별로 해주는 것이 없다. 다만 최소한의 기초적인 재료로 그들만의 표현법을 익히게 한 후에 수강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림을 통해서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을 뿐이었다. 보통 내게 처음 그림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림을 참 좋아해요‘, ‘저 그림 처음 배워요’, ‘못 그려요, 그래도 배울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한다. 나는 한국에서도 미술대학을 다녔기에 그 말의 뜻을 정말 잘 안다. 그건 한국인들이 ‘미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인 그림은 ‘잘 그려야한다’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어 그려볼 엄두조차 못내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부족해보이더라도 아니 보기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내면이 드러나거나 그 사람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색이나 형태 그리고 선들이 드러나면 그 그림은 참 맛있어 보인다. 그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어 좋은 것이다. 미대 졸업 후 9년간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니고, 세계의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며 예술작품에 대한, 아니 그림에 대한 나의 감정은 완전히 바뀌었다. 10명의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사진을 찍는 것처럼 똑같이 그려내기만 한다면 그건 그냥 주제가 다른 대상을 반복하는 일일뿐이라는 생각이 들고 감흥도 못 느낄 것 같다. 물론 그 자체도 의미가 있을 수는 있다. 순수예술은 그 작가의 삶과 내면세계가 느껴지는 독창적인 무엇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이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파편들이 자신만의 색이나 선을 통해 표현될 때, 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아름다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살아온 삶의 과정도 다르겠지만 매순간 느꼈던 감정 또한 다르기 때문에 이것은 참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창조해내는 예술은 지극히 정신적인 것에서 오는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단지 칸딘스키만의 생각이 아니다. 수많은 예술가, 철학자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칸트는 사람이 창조한 예술작품의 아름다움이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답다고 했고 이는 사람의 정신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바 있다. 내가 생각하지 않은 것, 내가 좋아하지 않은 것, 내가 살아온 삶이 아닌 것으로 뭔가를 그려냈다면 그건 그냥 그림을 그리는 행위일 뿐인 것이다. 물론 그 행위 자체가 목적인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One & One 展은 ‘나’라는 사람과 ‘그림을 그리는 나’로서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의미가 있다. 또한 전시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의 기교적인 면보다는 그 그림을 통해 각자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